“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을 대폭 확대하고, 기업지원을 중심 한 새로운 관세법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9월 30일 부산시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관세청장으로 있는 동안 무역 안보를 강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7월 14일 신임 관세청장으로 취임한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 이후 극대화한 통상 불확실성에 대응해 한국 수출 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게다가 마약과 불법 총기류 등 위험 화물의 국내 유입을 제한된 인력으로 적발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도 있다. 이 청장이 “관세청은 ‘관세 국경에서 칼을 베고 자는 심정으로 일하는 기관”이라고 표현한 이유다.
그는 무역 안보 강화를 진에어 위해 인적·물적 역량 확보, 법령제도 정비 등 크게 세 분야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청장은 “제대로 된 안보를 위해서는 현재 500명인 수준의 특사경을 더 충원할 필요가 있고, 마약 적발과 관련해 장비를 더 고도화해야 할 필요도 있다”면서 “과학기술정통부와 협업으로 연구개발 수행단 ‘커스텀즈랩 2.0’에 착수하는 등 2개년 계획을 시작한 상 카드사들은 태”라고 말했다.
법령제도 관련으로는 현행 관세법 체계가 ‘세금’ 위주로 돼 있다는 점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청장은 “관세 국경의 문제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는 만큼, 기업 지원 관련 관세법을 별도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조만간 이러한 계획을 담은 내부 로드맵을 구성하고,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 보험사 담보대출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9월 30일 부산시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에서 이명구 관세청장이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 /관세청 제공


─트럼프 관세발(發) 통상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취임했다. 어떤 정책에 가장 중 나 주의 도움 받고자 점을 두고 있나.
“미 관세 정책과 관련해 기업 맞춤형 지원 정책에 나서는 것이 첫번째다. 기업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수출하는 제품이 관세 부과 대상에 해당하는지 등에 대한 정보다. ‘한미 품목분류 연계표’를 제공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여전히 2012년 3월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유효한 상황인 만큼 ‘미 마이너스대출 국 비특혜원산지 판정’에 대한 안내도 제공한다. 지난 8월 14~27일 대미 수출기업 66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관세청 자체 설문조사 결과, 이 두 가지가 ‘미 통관절차 애로사항’이라고 답한 기업이 77.4%에 달했다. 지난 3월 28일부터는 ‘미국 관세정책 대응 및 국내산업 보호를 위한 특별대응본부(미대본) 조직을 신설해 맞춤형 지원에 나서고 있다.”
─ 기업의 수출을 돕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 있다면.
“한국은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관세·물류의 신속한 흐름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보세가공제도(관세를 납부하지 않은 상태로 수입 원재료를 제조·가공해 완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를 활용하고 있고, 관세청은 이 제도를 혁신함으로써 산업 전반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데 기여해왔다.
보세제도는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를 추진하는 데에도 필수적이다. 거대 원자재 보관 간소화, 자율관리 확대 등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군함·수리용 원자재의 원활한 공급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인천공항이 P2F(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사업) MRO(정비·수리·분해) 사업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과 발 맞춰 항공산업 분야도 지원할 예정이다. 현행 법상 항공기 부품은 국가 방위 전략 관련 품목으로 반입이 제한돼 있다. MRO 대상 항공기 부품 반입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고, 관련 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 미국 관세를 피하려고 한국을 우회하는 불법 무역이 문제가 되고 있다.
“관세청의 미 관세 대응책은 앞서 설명한 ‘지원’과 함께 ‘단속’을 두 축으로 한다. 미국이 품목별·국가별 관세 정책을 펼치면서, 통상 환경이 복잡해지고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됐다. 그런 가운데 한국을 경유한 우회수출 시도가 적발되고 있다. 한국보다 관세율이 높은 중국산 등 제품이 자국의 고율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한국산으로 ‘택갈이’한 뒤 미국으로 수출되는 사례가 늘어날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
미국 관세당국은 행정명령을 통해 우회수출 물품에 4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문제는 우회수출로 거쳐간 국가와 시설에도 공공조달·국가안보 관련 심사 등에서 불이익을 부여한다는 점이다. 이는 미국시장에서 K-브랜드의 가치를 저해시키고, 한국발 화물에 대한 미국 세관 검사 수준 상향으로 이어져 국내 기업에 2차 피해를 끼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불법 우회수출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산 폐쇄회로(CC)TV의 '한국산 둔갑' 우회수출 적발 사례. /관세청 제공


─ 우회수출 적발 사례가 있나.
“지난 3월 중국에서 지능형 폐쇄회로(CC)TV 등 부분품을 국내로 수입해 조립한 뒤, 미국으로 불법 수출한 사례를 적발했다. 중국산 통신·영상 보안장비에 대한 미국의 수입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국산으로 둔갑시키려 했던 것이다.
관세청은 ‘무역안보특별조사단’을 신설해 이 같은 고의적 우회수출을 엄정히 단속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9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317% 증가한 3578억원 규모의 ‘국산 둔갑 우회수출’을 적발했다.”
─ 관세청에서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이재명 정부 123개 국정과제 중 37번에 ‘경제 안보’ 내용이 있고, 관세청의 실천과제가 바로 ‘무역 안보 단속 체계 확립’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적 역량과 더불어 물적 역량을 확충하고, 법령 제도도 정비해야 한다.
현재 500명인 특사경 인원은 무역 안보를 제대로 지키기엔 부족하다. 인원 확충이 시급하다. 장비적인 측면에서는 최근 도입한 밀리미터 신변검색기 외에도 마약 적발 관련 첨단 기기를 더 도입해야 한다. 라만 분광계, 이온 스캐너 등이 대표적인데, 현재 과기부와 협업을 통해 장비 첨단화를 위한 2개년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마지막으로 현재 관세법은 더 복잡해지는 통상환경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의 세금 위주가 아닌, ‘관세 국경’이나 ‘기업 지원’에 관한 법을 별도로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 취임 당시 세수 안정 목표, AI 대전환 등도 목표로 제시했다.
“올해 8월 기준 체납자는 2518명, 체납액은 2조1155억원으로 집계됐다. 관세청은 오는 12월까지 ‘체납 특별 정리기간’을 운영해 장기·고액·신규체납을 집중 관리하고, 면담·압류·매각 등 모든 행정수단을 동원해 실질적인 징수를 강화하고자 한다. 내년 3월에는 ‘관세 체납관리단’을 신설해 전수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며, 체납자 프로파일 데이터베이스(DB) 구축으로 체계적인 체납관리 기틀을 마련할 것이다. 가상자산, 해외도피자산 등에 대한 추적을 강화하기 위해 빅데이터·인공지능(AI)로 재산은닉 패턴을 파악하고, 가택수색·금융자산 조사 등도 지속할 계획이다.
AI 관련으로는 지난 7월 ‘과세가격 질의응답 챗봇’ 시험개발에 성공했다. 자체개발한 만큼 외부 서비스형 AI가 갖는 보안 문제를 극복했다. 이는 AI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관세청은 실험과 도전을 멈추지 않고 AI 관세행정을 단계적으로 확산시킬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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