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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배 가격이 작년보다 20%나 떨어졌는데 이래서는 남는 게 없어요…."
추석을 보름여 앞둔 15일 나주 삼도동 나주배원예농협농산물공판장. 공판장 곳곳엔 고운 갈색 빛으로 물든 큼직한 배들이 보기 좋게 진열돼 있었다. 올해 배는 봄철 냉해와 기록적 폭염에도 불구하고 당도 등 역대급 품질을 자랑한다. 하지만 배 재배 농가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햇배 가격이 크게 떨어져서다. 소비 부진과 정부 비축 물량 방출이 겹치며 지난해보다 15~20% 하락했다 은행 적금 이율 .
이날 공판장 곳곳을 둘러본 결과 각각의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특품 나주배는 6~7개입 1박스에 3만5천원 선, 8~10개입은 4만원선에 판매되고 있었다. 농민들은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을지부터 걱정했다.
나주에서 배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는 한 농민은 "올해 날씨가 극단적으로 변해 관리가 쉽지 않았지만 당도는 예년보 전세자금지원 다 좋다. 그러나 가격이 내려 출하할 때마다 속이 쓰리다"면서 "인건비와 비료값은 올랐는데 배 가격은 떨어져 남는게 없다. 추석 대목에라도 제값을 받아야 할텐데"라며 토로했다.

해당 공판장에서 만난 상인 김모(48)씨도 "올해는 일조량이 많아 과즙이 풍부하고 당도가 높지만 작년보다 최소 1만 원 이상 싸다"며 "작년 kb미소금융재단 같은 품종은 5~6만 원대였는데 올해는 많이 내려왔다"고 말했다.
 




추석을 보름여 앞둔 15일 광주 서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할인판매하고 있는 나주배를 구매하고 있는 시민의 모습. /박준호 기자 bj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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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가격 하락은 광주 시내 대형마트에서도 체감할 수 있었다. 실제 취재진이 찾은 광주 서구의 한 대형마트 과일 코너에서 나주배를 할인 판매하고 있었다.
주부 김모(32·여)씨는 "아이들이 배를 좋아하기도 하고 올해 배가 달다고 해서 샀는데 가격도 저렴해 부담이 없다"며 "이 가격이 취급수수료 이어진다면 양가 부모님께 추석 선물로 보내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이모(47)씨는 "추석을 앞두고 있는데 물가가 많이 올라 걱정했는데 배는 가격이 저렴해져서 다행"이라며 "추석 전까지 대형마트에서 소비 촉진을 위한 판촉 행사가 계속 이어진다면 좋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일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8월 광주·전남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광주지역 농축수산물은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 영향으로 전월 대비 4.1%,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4.9% 상승했다.
하지만 품목별로 보면 지난달보다 배는 15.5%하락했다. 전남지역도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1.2% 올랐으며, 식품은 3.9% 상승했지만 배는 무려 47.2% 내렸다.
유통업계는 당분간 약세가 이어지더라도 추석 직전 소비가 살아나면 일부 회복할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올해 배 품질은 역대급이지만 전반적인 과일 소비가 줄어 예년만큼 판매될지는 미지수지만, 추석 직전까지 곳곳 대형마트에서 대규모 할인행사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농민들은 추석 대목에 마지막 희망을 걸면서 가격이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 출하 시기와 물량 조절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나주 노안면에서 배 과수원을 운영하는 농장주 박모(47)씨는 "가격이 추석 전까지 제자리를 찾았으면 좋겠다"면서 "아마 이 가격이 이어진다면 여러 농가에서 배 물량을 비축했다가 내년 설 명절에 풀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준호 기자 bjh@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