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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반도체 시장에서 에스케이하이닉스를 뒤쫒고 있는 삼성전자가 직원 성과보상 시스템도 하이닉스를 뒤따라갈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경영진은 최근 노동조합으로부터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책정하는 성과급 제도 개편 요구안을 받아들었다. 이 방식은 하이닉스의 성과급 지급 방식과 유사하다. 이런 방식은 성과급 산정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장점만큼이나 성과급의 변동성을 키우고 단기 실적주의 경쟁을 강화하는 단점이 공존한다.
삼성전자노조 “성과급 투명성 낮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국삼성노조)는 지난 4일 ‘불투명한 성과급 제도 개선 요구’란 제목의 공문을 이재용 회장 등 회중국주가
사 경영진에 보냈다. 여러 노조가 활동 중인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전국삼성노조는 가장 조합원 수가 많은 최대 노조다. 약 2만8천명이 가입돼 있다.
노조의 요구는 성과급 산정 기준 개편이 뼈대다. 삼성전자는 현재 ‘경제적 부가가치’(EVA·Economic Value Added)을 기본 틀로 성과급을 산정하고 있다. 이브이에이는 영업이익에서 인터넷야마토
법인세나 시설투자금 등 자본비용을 뺀 수치를 가리킨다. 그간 노조는 이 방식이 직관적으로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검증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불투명한 산정법이라고 주장해왔다. 예컨대 영업이익이 늘어도 시설투자를 크게 늘리면 성과급 재원이 크게 줄어든다. 재무 담당이 아니면 시설투자 규모와 알앤디 투자, 법인세 비용을 파악하거나 검증하기 어렵다. 지난 2일 삼성용의눈게임
전자를 포함한 삼성그룹 5개 계열사 직원으로 구성된 삼성 초기업 노조도 이런 점을 짚으며 “깜깜이 성과급 제도”라고 주장한 바 있다.
전국삼성노조가 제시한 방안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삼는 방식이다. 영업이익은 금융감독원에 제출하고 시장에 공시되는 재무제표 중 하나인 손익계산서에 담기는 터라 객관성과 투명성이 높은 수치다제이스톡
. 이런 방식으로 개편되면 매년 이뤄지는 임금협상도 성과급 만큼은 영업이익의 ‘일정비율’만 놓고 줄다리기를 하면 된다. ‘협상 비용’도 크게 줄어든다는 뜻이다.
흥미로운 건 이런 방식의 성과급 제도는 최근 하이닉스 노사가 합의한 방식과 엇비슷하다는 점이다. 지난 1일 이 회사의 노사가 합의한 내용 중 하나가 영업이익의 10%로 성과급 재원동부해오름
으로 쓰기로 한 점이다. 이 합의에 따라 업계에선 하이닉스 직원이 내년 초 받을 수 있는 1인당 평균 성과급이 1억원 내외일 것으로 내다본다. 실제 전국삼성노조는 이 점을 콕 짚으며 “모든 직원이 명확히 이해할 수 있는 기준이자 노사 신뢰 회복의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단기 실적주의 강화 신호탄 될 수도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책정하는 방식은 투명성은 높이지만 성과급의 변동성을 키우고 단기 실적주의 경영을 부추길 수 있다. 명암이 있다는 뜻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의 경우 여타 산업에 견줘 일정한 주기가 반복되는 사이클 산업이라는 점에서 성과급의 변동성은 내수 기업 등에 견줘 커질 수 있다.
한 예로 하이닉스의 연간 기준 영업손익은 2020년 5조원→2021년 12조4천억원→2022년 6조8천억원→2023년 -7조7천억원(손실)→2024년 23조5천억원이다. 매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았다면 그 규모가 최소 0원에서 최대 2조3천억원으로 널을 띄는 셈이다.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법인세 세수의 변동성이 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러한 구조에선 단기 실적주의로 흐를 공산이 있다. 경영진과 직원 모두 더 높은 보상을 위해서 ‘연간’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역량을 쏟을 공산있다. 한마디로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고용 전략을 수립하기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로 한 때 유행했던 임원 성과급 지급 방식의 일종인 ‘스톡옵션’이 상당부분 사라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더 많은 스톡옵션을 받기 위해 경영진이 현재의 부실을 숨기거나 장기 투자는 피하는 방식으로 단기 실적 개선에 매몰된 바 있다. 현재 미국의 주요 기업은 물론 국내에서도 성과급을 분할 지급하거나 장기 주식 보상으로 바꿔가고 있다. 하이닉스도 노동조합과의 협의 과정에서 성과급을 여러 해에 걸쳐 분할 지급하는 방식을 제안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